화이트리본밴드 손성락에게 락을 묻다 가장 창조적인 아티스트이자 예배자 David Crowder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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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인피니스 댓글 0건 조회 19,507회 작성일 12-06-25 08:15본문
지난 십여년 동안 여러 장의 매우 창의적이고 훌륭한 앨범들을 발표해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그런 그들을 평가한다면, 아마도 현존하는 예배팀들중 '가장 창조적인 아티스트이자, 예배팀'이라 칭해도 결코 과장은 아닐 것이다. 사실 그들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이토록 잘해온' 팀도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시작은 어쿠스틱과 포크락이었다. 팀의 리더인 데이빗 크라우더의 어쿠스틱 사운드가 초창기 그들의 정체성을 결정지었다. 그러나 앨범이 발표될 수록 그들은 다양한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A Collision] 앨범에선 한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을 지닌 대작 앨범을 기획하는가 하면, [Church Music]에선 [Remedy]에서 살짝 보여줬던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본격적으로 예배음악에 접목시켰다. 그 외에도 그들은 컨트리 음악과 팝 펑크, 펑키, 디스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보여왔다. 중요한 건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동안에도 그들은 한번도 '예배'라는 큰 테두리를 벗어난 적이 없었고, 또 시도하는 장르의 음악적 완성도 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긴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그들이 얼마나 예배에 헌신하고 있는지, 또 음악에 있어서 얼마나 창조적이고 공교한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마지막 앨범이 발표되었다. 바로 일곱번째 앨범 [Give Us Rest]다. '마지막 앨범'이라는 의미에 맞게 이번 앨범은 그들의 지난 모든 앨범들의 특성들을 다 합쳐 놓은 것 같은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장르적으로도 이번 앨범에는 그들의 초창기 사운드였던 어쿠스틱, 포크락 등을 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재기발랄한 락 사운드와 그들 특유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 또 컨트리 넘버들을 들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엔 중세시대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합창과 클래식 사운드까지도 들려준다. 정말 폭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이다! 앨범 전체 구성 면에서도 그들 최고의 앨범이라 불리는 [A Collision] 앨범처럼 하나의 컨셉아래 전곡이 마치 하나의 대곡처럼 느껴질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대형밴드의 마지막 앨범다운 '대작'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대중적인 면에서만 앨범을 듣는다면 'Let Me Feel You Shine'같은 곡이 귀에 먼저 들어오겠지만, 이번 앨범을 단지 '히트싱글이 무엇이냐?'라는 관점에서만 찾아 듣는 것은 좀 아쉬운 선택일 수 있다. 언급했다시피 이번 앨범은 하나의 컨셉 아래 앨범 전체의 흐름으로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음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앨범 자켓을 펼쳐들고 트랙 하나하나의 가사를 음미하며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일 것이다. 레퀴엠으로 시작되는 트랙은 그들 팬이라면 익숙해할 어쿠스틱-일렉트로닉 락 넘버들을 지나 시퀀스 트랙들로 이어지며 점점 깊어진다. 멤버들이 각자 또는 함께 작업한 이 시퀀스 트랙들은 어쿠스틱, 일렉트로닉, 클래식 등의 다양한 장르들을 통해 자신들의 연약함과 죄, 또 구원과 쉼을 깊이있게 노래하고 있다. 메시지 흐름 상 다소 어두운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 음악들이 보다 더 밝고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는 데, 특히 마지막곡 'Because He Lives'의 원곡가사는 새삼 충격으로 다가온다.
Because He lives, I can face tomorrow.
그가 살아계시게 나는 내일을 만날 수가 있고
Because He lives, All fear is gone.
그가 살아계시기에 모든 두려움은 사라졌습니다.
Because I know He holds the future, And life is worth the living just because He lives.
그가 미래를 붙들고 계신 것과 삶이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내가 아는 것은 단지 그가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들 마지막 앨범의 마지막 곡이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하면 떠오르는 화려하고 재기발랄한 사운드가 아닌 단촐한 어쿠스틱 밴드 사운드이며, 또 찬송가의 리메이크 넘버라는 것은 사실 좀 의외였다. 하지만 느리게 편곡된 이 노래의 후렴구 가사는 아마도 마지막 앨범을 만들고 해체하여 이제 각자의 길로 가는 그들의 진심어린 마음과 고백이리라! 이 진정성있는 고백이 남기는 여운은 무척 컸다. 이렇게 그들의 마지막 앨범은 끝이 난다.
진정성. 창의력. 공교함.
이 세 단어는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그런 면에서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자라왔다고 할 수 있다. 곧 화이트리본밴드 3집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 이들의 창의적이고 공교한 음악과 진정성 넘치는 고백을 들으며 작곡가와 프로듀서로서, 또 한 사람의 예배자로서 또 다시 큰 도전을 받고 있다.
'나는 과연 이들처럼 있는 모습 그대로 진정성 있는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과연 내 음악은 창조적인가? 아니면 그저 대세를 따라가는 음악만을 만들려하고 있는가?'
한 장의 음반으로 후배 아티스트들과 예배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팀. 설레임과 강한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는 팀. 데이비드 크라우더 밴드는 이렇게 예배음악과 CCM에 큰 획을 그은 팀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은퇴가 너무나 아쉽게 느껴진다. 그들이 남긴 이 귀한 마지막 앨범을 들을 수록 말이다. 아마도 그들이 너무나 그리울 것 같다. 밴드 해체 후 몇몇 멤버들이 모여 The Digital Age란 팀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지만, 언젠가 다시 '데이비드 크라우더 밴드'란 이름으로 모여 또 하나의 새로운 앨범을 만들어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그동안 수고한 그들에게 진정한 쉼이 있기를.
God Bless D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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